그럭저럭 11시가 약간 넘은시간
그래도....뭔가 챙겨가야 하지 않을까?
뭔가 불안하다. 원체 소심한 성격인지라...
항상 그랬다. 뭐 수학여행이라던가 극기훈련같은데를 갈라치면
그 전날 항상 뭐 빠뜨린것이 없나 하는 생각에 잠을 설치곤 했다.
결국 마데카솔, 대일밴드따위의 구급약까지 안경집에 챙겨넣어야지 그나마 마음이 안정되곤 했다.
덕분에 중학교 1학년때 극기훈련에서 텐트 지지봉에 찢긴 새끼발가락을 재빨리 응급처치 할 수도 있었고.....
'이놈의 걱정'
이번 여행(드라이브?)는 무작정 떠나기로 하지 않았던가. 잊자. 좀. 제발.
그래도 주전부리라도 사서 가야 될것같다. 애기가 자다 깨면 먹일 우유도 한통 준비해 놓아야 될 것 같고.
어느새 길은 홈플러스로 향하고 있다. 그래도 물어봐야지
"그래도 홈플러스 들러서 뭐 주전부리라도 사가지고 갈까?"
"그래~ "
알 수 없다. 십중팔구 화를 낼 것이라 생각했는데, 왠지 목소리가 밝다.
여자의 마음이란....
이렇게 애매모호할때는 직접 물어보는게 상책이다.
우리 부부는 금슬이 좋다. 나는 그 이유가 대화에 있다고 본다. 처음 연애를 시작할 때 한 약속중 처음한 약속이 '절대로 전화를 꺼놓지 않기'이다. 덕분에 싸울일이 있어도 대화로 잘 풀 수 있었고 아무리 서로 기분이 상해도 오해가 풀리기 전까지는 대화를 끝내지 않았다. 긍정적인 결과로 작용하기는 했지만 딴은 생각해보면 짜증이 났을 법도 하다. 자기만의 침묵의 시간도 필요한 법인데 나는 무조건 대화의 장으로 불러 내려고만 하였으니...
어쨋든. 그랬왔듯이. 물어보자.
"갑자기 나가자 그래서 화 안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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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Ike.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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